

2026년 10월 13일 화요일 밤에...
일요일과 월요일, 이틀을 연이어 쉬고 맞이한 화요일이라 아침부터 마음이 바빴다. 공급업체, Provider에 잘못 온 물건을 반송하고, 먼 타주의 고객에게 택배를 보내고, Sales Tax 보고까지 마치느라 조금 바쁘게 보낸 오전이었다.
오후에는 지난 주말에 예약해 둔 은행 볼일을 보러 아내와 함께 갔다. 지난주에 무작정 갔다가 허탕을 치고 온 터라, 이번에는 약속 시간을 정해 두어 마음이 한결 편안했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한 젊은 남자가 은행으로 들어왔다. 근무 중에 잠깐 짬을 내어 급한 일을 보러 왔지만, 예약을 하지 않아 어찌할 바를 모르는 눈치였다. 점심시간이 끝나 가서 더는 기다릴 수 없으니 다음에 예약하고 오겠다며 발길을 돌리려는 그 젊은이에게, 곁에 있던 아내가 선뜻 차례를 양보했다.
"저희가 예약되어 있지만, 이분 먼저 처리해 주세요."
젊은이가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하고 묻자, 아내는 괜찮다며 웃어 보였다.
솔직히 내 마음은 아내와 달랐다. '우리도 지난주에 허탕 치고 겨우 예약해서 온 건데...', '나도 아침부터 바빴는데...', '그 사이에 가게에 손님이라도 찾아오면...' 하는 생각에, 선뜻 양보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아내는 직장 생활을 하는 우리 아들이 생각났던 모양이다. '내 아들이 저런 곤란한 상황에 처했을 때 누군가 도와준다면 얼마나 고마울까.' 그런 엄마의 마음으로, 아내는 기꺼이 자신의 차례를 내어 주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오늘을 돌아보니, 한 말씀이 가슴 깊이 다가온다.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빌립보서 2장 4절.
나는 오늘 내 사정, 내 바쁜 일, 내 예약 차례만 돌보느라 마음이 좁아져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바쁜 중에도 다른 사람의 다급함과 곤란함을 먼저 돌볼 줄 아는, 넉넉한 믿음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평소 나에게 "마음이 넓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던 아내의 말이, 오늘 은행에서의 양보를 통해 내 삶에 생생한 가르침이 되었다.
속 좁은 내 모습이 드러나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말씀의 가치를 몸소 보여 주는 아내가 곁에 있음에 깊이 감사하게 된다. 아내의 작은 양보가 그 젊은이에게 큰 위로가 되었듯, 하나님께도 큰 기쁨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주님, 다음에는 저도 내 일만 돌보는 좁은 시선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사정을 먼저 품을 수 있는 넉넉하고 넓은 마음을 허락해 주옵소서. 아내의 베풂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배우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따뜻한 성찰을 안고, 오늘 하루를 감사함으로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