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마무리하며...

참된 코이노니아

 

2026년 10월 18일 주일 밤에...

 

오늘 우리 교회의 창립 기념 예배가 있었다. 반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이 자리를 지켜 온 교회의 역사가 짧은 영상과 옛 사진들을 통해 눈앞에 펼쳐졌다.

 

우리가 이 교회에 출석한 지는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다. 그래서인지 빛바랜 사진들 속에 내가 아는 얼굴은 없었다. 그중 어떤 이들은 이미 이 세상을 떠나 하늘나라에 갔을 것이다. 그래도 믿음의 선배들이 걸어온 옛 발자취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참 뜻깊었다.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진 속 얼굴들. 그러나 지금 내가 누리는 이 신앙의 터전이 바로 그분들의 눈물과 기도, 그리고 섬김 위에 세워진 것임을 깨달았다.

 

오늘 선포된 말씀은 교회의 참된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교회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신 영적 가족이며, 서로 연결된 진정한 신앙 공동체다. 교회의 한 멤버가 되어 교회를 섬긴다는 것은, 성도 간의 깊은 사랑의 교제인 코이노니아를 삶으로 실천하는 일이다.

 

나아가 교회는 이 어두운 세상 가운데서 하나님의 진리를 든든히 붙들고, 지켜 내고, 선포해야 할 거룩한 사명을 지니고 있다. 그 사명의 중심에는 교회가 반드시 지켜야 할 신앙의 핵심,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이 있다.

 

사실 나는 오랫동안 교회의 복잡한 일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다. 신앙은 어차피 각자 주님과 함께 걸어가는 길이라는 핑계도 댔다. 그래서 한국인이면서도 한국 교회보다는, 사생활에 깊이 관여하지 않아 마음이 편한 미국 교회에 다녔다.

 

하지만 오늘 예배를 드리며 내 마음 깊은 곳의 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미국 교회의 편안함 이면에는, 언어와 문화의 벽 때문에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삶을 깊이 나누지 못한 영적 단절이 있었다. 그것이 온전한 믿음의 여정이 아니었음을 솔직히 인정한다. 내 편의를 위해 공동체의 거룩한 사명을 외면해 온 시간들을 진심으로 돌아보며 반성한다.

 

오늘 예배는 구원의 은혜를 입은 우리가 하나님의 집인 교회에서 어떻게 살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깊이 돌아보게 한 시간이었다.

 

이제는 숨는 편안함 대신, 이 영적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하며, 교회를 더 사랑하고 섬기는 진정한 코이노니아의 자리로 나아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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